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69)이 입적한 칠장사 화재와 관련해
요사채 좌측방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감식 결과가 나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전날 국과수, 소방당국 등 관계기관과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진행한 결과
발화부는 요사채 좌측방으로 추정된다고 1일 밝혔다.
불이 난 요사채는 방 2개와 마루, 화장실 등이 있는 구조로 알려졌다.
자승스님은 발화부로 추정되는 요사채 좌측방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이 DNA 감정을 의뢰한 결과 칠장사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법구는 자승스님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신 부검에서는 화재사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을 전달받았다.
발화원과 구체적인 화재 경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화재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자승스님이 인화성 물질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플라스틱 통을 가지고
요사채로 들어가는 모습이 나온다.
다만 경찰은 “현 단계에서 발화원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 경위는 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후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6시50분쯤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소재 사찰인
칠장사 내 요사채에서 불이 나 자승스님이 입적했다.
자승스님은 조계종 33대와 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조계종 고위 인사이다.
조계종은 사고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브리핑을 열어 자승스님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분신했다는 판단을 내놨다.
조계종은 오는 3일까지 조계종 종단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영결식을 마친 뒤 자승스님의 소속 본사인 용주사 연화대에서 다비장이 봉행된다.
자승 스님이 진우 총무원장, 자신의 상좌 스님들, 수행자들에게
당부하는 말을 남긴 유언장 3장도 이날 추가로 공개됐다.
조계종 기획실장 겸 대변인인 우봉 스님은 1일 이를 공개하며
“자승 스님이 올 3월 인도순례를 마친 뒤 지인들과 차를 마시다가
‘나에게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내 방 어디 어디를 열어 보라’고 한 적이 있다”며
“유언장은 모두 10여 장인데 소신공양(燒身供養)의 배경이나 이유에 대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