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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 | 갑질하다 쫒겨난 연예계, 그 후 생활고에 시달려

뽐지 2023. 8. 2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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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허진

70년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점령한 톱스타 허진이 생활고를 겪었던 비참한 순간을 고백했다. 

27일 오후 7시 50분 방송하는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 서구적인 미모와 관능적인 이미지로 데뷔하자마자 주연으로 급부상해 신인상과 최우수연기상을 휩쓸었던 허진이 출연해 인생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1976년 신상옥 감독의 '여수 407호'에서 당대 최고의 배우 고(故) 신성일과 연기하며 고액의 출연료까지 받는 스타였다.

하지만 그녀는 이른 나이에 성공이라는 독배에 취해 촬영장 무단이탈 등 문제를 일으키며 제작진과의 마찰을 일으켰고, 결국 방송계에서 퇴출당하는 불명예까지 겪는다. 그녀는 "우쭐이 하늘을 찔렀어요. 이상하게 다른 사람보다 더 내가 자신감이 넘쳤다. 감사해야 했는데 감사하지 못했다. 날 섭외하는 건 나를 위한 게 아니라 제작진을 위해서 나를 섭외하는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전성기 시절을 떠올렸다.

전원주는 당시 허진에 대해 "얼마나 시건방지게 구는지 '언니 저것 좀 가져와'라고 했다"고 말했다. 사미자는 "그 시절에 얘가 웃음이 터지면 잡을 수가 없다. 허진이 5~6번 NG를 냈는데 한 스태프가 '저 미친X 아니야?'라고 말했다. 직접 말하지 않았는데 허진이 이어폰으로 들은 거다. 그니까 '나한테 뭐라고 그랬어? 미친X이라고? 나 촬영 안 해'하고 갔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국 국장하고 소리 지르며 막 싸웠다. 그땐 그랬다. 오히려 국장이 '어휴' 이러며 한숨 쉬었다. 프로그램을 위해 나한테 사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진은  "아버지가 안 계셨다. 6·25 전쟁 때 전사하셔서 엄마가 우리를 키웠다. 특히 난 막내여서 오냐오냐하면서 큰 거다. 글짓기, 무용하면 상 줘. 웅변하면 상 줘. 학교에서도 특별대우를 해줬다. 특별하게 큰 아이는 특별하게 자라려고 하는데 사회생활은 그렇지 않지 않나. 고개 숙여야 하는데 막상 방송국 가면 최고상 주니까 보이는 게 없었다"며 "무식이 용감하다고 제멋대로였다. 나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했다"며 과거를 떠올렸다.

 

이후에도 거듭된 제작진과의 마찰로 방송계에서 퇴출당해 원치 않던 긴 공백기를 가져야만 했던 그는 "35년 쉰 거 같다. 어쩌다 한 번씩 잠깐 나오는 것도 있긴 있었는데 그건 (오래) 하는 것도 아니고 연속극도 아니어서 지금도 연속극 출연은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 이후 30여 년간 배우로서 제대로 된 수입이 없어 700원으로 일주일을 버티는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허진은 "세를 살고 있었는데 700원밖에 없었다. 음료수를 먹고 싶었는데 먹으려면 1000원이 있어야 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내 얼굴 보이면서 300원만 달라고 해서 먹을 순 있다. 근데도 그런 말이 안 나와서 참았다. 일주일 내내 700원만 갖고 있었다"며 "(당시) 이제는 몸부림도 아니고 초라함도 아니고 이대로 서서히 있다가 가야지. 약은 못 먹겠고 '이대로 굶고 있다가 가야지' 했다"며 극단적인 생각을 떠올린 사실을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과의 이혼, 어머니의 죽음 등 가까운 사람들을 떠나보내며 더욱 심신이 지쳐갔다. "엄마를 슬프게 보내고 나니 내가 살아도 산목숨이 아니었죠"라고 속이야기를 꺼냈다.

 


허진이 죽음 직전까지 내몰릴 정도로 힘든 순간마다 언제나 곁을 지키며 도움의 손길을 건넨 사람은 바로 '국민 엄마'로 알려진 배우 강부자였다. 강부자는 허진이 지난 2013년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 출연하며 다시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왜 그토록 허진을 아끼냐는 물음에 강부자는 "허진의 마음 씀씀이가 좋다"라고 답했다. 허진 또한 강부자를 엄마라고 여기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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