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제 코앞인데 아직 꽃봉오리만…'벚꽃 없는' 벚꽃축제 될라
제주시 삼도1동 '전농로 벚꽃길'. 이곳은 왕복 2차로 도롯가를 따라 왕벚나무가 끝없이 이어지는 유명한 벚꽃 명소입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길가에 빽빽이 심긴 왕벚나무에서 꽃이 활짝 피어나지요. 1.2km에 달하는 흐드러진 벚꽃 터널을 거닐며, 하얀 꽃잎이 봄바람에 날리는 풍광을 즐길 수 있습니다.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에 맞춰 해마다 열리는 '전농로 왕벚꽃 축제'는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축제로 10년 넘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축제 준비 측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벚꽃축제를 겨우 하루 앞두고 아직 꽃망울이 터지지 않은 나무가 태반이기 때문입니다.
제17회 전농로 왕벚꽃 축제를 하루 앞둔 오늘(21일), 벚꽃이 얼마나 피었는지 확인하러 가봤습니다.
만개한 분홍빛 벚꽃이 반겨주리라 기대했던 전농로 벚꽃길은, 이날 오전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휑한 모습이었습니다.
꽃이 조금이라도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 보일까, 나뭇가지 끄트머리를 당겨 사진을 찍어보니 벚나무 대부분이 아직 열리지 못한 작은 '꽃봉오리'만 알알이 맺힌 상태입니다.
전농로를 따라 걷다 보니, 왕벚꽃나무 딱 한그루에서만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17회 전농로 왕벚꽃 축제는 내일(22일)부터 24일까지 열릴 예정입니다. 지난해보다 개막일이 이틀 빠릅니다. 벚꽃길이 시작되는 입구 주변에는 벌써 현수막이 내걸리고, 하얀색 천막으로 된 행사 부스도 줄지어 설치를 마쳤습니다.
행사 주최 측인 윤용팔 삼도1동 축제추진위원장은 "걱정이다"는 말로 운을 띄웠습니다.
제주에서는 당초 21일 벚꽃이 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 같은 예측이 크게 빗나간 모양새입니다.
지난달 27일 산림청이 낸 '2024년 봄철 꽃나무 개화 예측지도'를 보면 올해 벚꽃 개화 시기는 평년보다 짧게는 1일, 길게는 일주일 넘게 빠를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올해 3~4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을 것이라는 전망에서 나온 것입니다.
🌸 평년 수준 기온…개화 늦은 건 '일조시간 짧아서'
제주의 벚꽃 개화 시계가 어긋난 이유는 '햇빛' 때문입니다. 이달 제주도 기온은 평년값과 비슷했지만, 햇볕을 쬘 시간이 평년보다 적었던 탓에 꽃을 일찍 피우지 못한 겁니다.
제주지방기상청 자료를 보면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제주지역 일조시간은 84.9시간으로, 평년 87.2시간보다 2.7시간 적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일조시간(137.6)과 비교하면 무려 52.7시간이나 줄었습니다.
지난 겨울 제주에는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리며 역대 강수일수 1위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습니다.
🌸 "꽃 없고 비 와서"…다른 지역 벚꽃 축제도 줄줄이 연기
제주보다 위도가 높은 지역도 주말 비 소식과 늦은 개화로 인해, 예정된 벚꽃 축제를 줄줄이 연기하고 있습니다.
경북 경주시는 당초 내일(22일)부터 24일까지 황남동 대릉원 일대에서 열 예정이던 '대릉원돌담길 벚꽃축제'를, 충북 청주시는 '2024 벚꽃과 함께하는 청주 푸드트럭 축제'를 각각 일주일 연기했습니다. 주말 비 예보가 있는 데다 벚꽃 개화 시기가 늦어진 데 따른 것입니다.
또 강원도 강릉에서 오늘(21일)부터 사흘간 열릴 예정이었던 교1동 벚꽃축제 '솔올 블라썸' 역시 꽃이 전혀 피지 않자, 개막 하루를 앞두고 주최 측이 축제를 일주일 뒤로 미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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